전문대 특화 HiVE 신설 및 혁신지원사업·LINC 3.0 확대

지​난해 교육부 정책에서 일반대·전문대 간 정책·재정 지원 격차는 여전했지만,

교육계에선 "전문대가 지난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올해는 기대를 걸어볼 만 합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2년 고등직업교육에 특화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신설된 것을 비롯해 전문대에 절실하다고 평가받던 굵직한 정책들이 개선되고

올해 재정지원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교육계에선 예년과 비교해 올해 전문대가 재정 측면에선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입생 모집에서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결국 이에 대한 대책 마련 여부가 올해 전문대·고등직업교육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600억 증액' 그치며 출발한 한 해… '고등교육 특별회계' 도입에 숨통

2022년도 5341억 원과 비교하면 약 637억 원이 늘었습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전국 전문대 133개교로 평균값을 계산하면 대학 1개교당 지원 예산은 약 4억 7000만 원 증액된 셈입니다.

교육계에선 재정난으로 고사 위기를 겪는 현 대학 상황을 비춰볼 때 증액 예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학 1개교당 지원 예산 4억 7000만 원은 2022년 기준 대학생 약 81명의 등록금 합에 불과합니다.

교육부 정보공시 기준 2022년 전문대 대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약 58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직 교육부 고위 공무원 출신 교육계 관계자는 "전문대 지원 예산이 지금처럼

매년 500억~600억 원 증액되는 수준으로는 교육현장에서 기대하는 질적 발전을 전혀 꾀할 수 없습니다.

증액을 실제적으로 체감하기도 어렵습니다.

많게는 한 해 100~500명씩 정원을 줄이거나 미충원이 발생하는 대학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100명분 등록금도 안 되는 예산으론 택도 없습니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체 고등교육에서 전문대가 차지하는 비중·비율을 고려할 때 최소 '1조 원'은 지원돼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고등교육 재정지원 금액은 일반대에 2조 3682억 원, 전문대에 5121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반대·전문대 간 재정지원 격차가 무려 8 대 2(일반대 82.3%, 전문대 17.7%)에 달하는 셈입니다.

만약 전문대 예산이 1조 원인 상황이라면 일반대·전문대 간 재정지원 격차는 7 대 3(일반대 70.4%, 전문대 29.6%)로 좁혀지게 됩니다.

2022년 기준 일반대·전문대 간 대학 수는 각각 203개교, 133개교로 비율은 약 6 대 4(일반대 60.5%, 전문대 39.5%)입니다.

교육계 관계자는 "오는 2024년까지 대학 입학자원이 약 10만 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시에서 일반대와 경쟁 속에 전문대가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전문대 고사(枯死)를 막을 수 없습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전문대 고사는 고등직업교육 영역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직업교육은 국가 책무에 속해 진흥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전문대에 대한 적극적 재정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 강화 기반인 직업교육은 후퇴하고 말 것입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정난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전문대에 2022년은 그야말로 혹독하고 암울한 해가 될 게 뻔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새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개편 과정 중 하나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신설이 추진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매년 초중고 교육을 위해 시도교육청에 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 교육을 위한 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 골자입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약 20.7%가 자동 분류되기 때문에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교부금 규모도 덩달아 커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학령인구 감소로 초중고 학생은 줄어들고 있어 이 예산 일부를 고등교육에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고등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예산 폭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에 대학 사회에선 환영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시도교육청과 학교 현장, 학부모 사회에선 이른바 '동생의 것을 뺏어 형에게 주려 한다'는 비아냥과 함께 강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정책 합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어서 예산안 처리가 많이 늦어졌지만, 결국 2022년 연말 '고등교육 특별회계' 도입이 마무리됐습니다.

특별회계 신설로 고등교육은 새로운 재정을 확보하게 돼 대학혁신을 촉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 역시 재정 확충에 따른 신규 예산 확보로 지역에 밀착한 평생교육 기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600억 원' 예산 증액에 그치며 전문대에 힘든 출발이 됐던 2022년이 특별회계 신설로 2023년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전문대 특화 'HiVE' 신설… 2023년 '혁신지원사업·LINC 3.0' 확대

교육계에선 전문대가 2022년 재정 측면에서 선방하며 숨통을 튼 만큼 올해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부의 교육 개혁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규제 개선 흐름에 힘입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거점으로서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확보·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교육부가 2022년 전문대에 특화해 신설한 재정원사업인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을 주목할 만합니다.

이 사업은 전문대와 기초자치단체, 산업체 간 협력을 지원하는 데 국고가 투입됩니다.

전문대·지자체·기업이 연합체(컨소시엄)을 조직해 지역 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체계를 개편하는 등 지역 기반 고등직업교육 거점 역할을 대학이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2023년에 HiVE 사업이 더 확대된다. 2022년에 선정한 30개 컨소시엄에, 2023년에 20곳을 추가 지정해 총 50개 컨소시엄으로 규모를 불립니다.

예산도 491억 원이 더 늘어난 총 9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됩니다.

사업비는 총 50개 컨소시엄에 연합체당 평균 약 18억 원가량의 예산이 배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대 최대 재정지원사업으로서 교육혁신을 견인했던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도 올해 예산 규모를 확충합니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은 2022년 4020억 원에서 2023년 1600억 원이 증액된 562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됩니다.

2022년 대학 1개교당 약 39억 원씩 지원됐던 것도 2023년에는 학교당 54억 원씩 지급됩니다.

특히 이제까진 대학들이 혁신지원사업비를 집행할 때 기존 교직원 인건비나 경상비를 활용하는 데엔 제한이 있었지만,

2023년부턴 이를 완화해 집행을 일부 허용할 방침이어서 대학 자율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지방 전문대를 육성·지원하는 예산이 별도로 생깁니다. 예산 규모는 약 6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된 대학 가운데 '비수도권' '사립' 전문대가 대상입니다.

이 기준에서 총 69개교가 예산을 지원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학교당 지원 금액은 8억 700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입시 경쟁률 하락은 '뇌관'… 대응 여부 따라 판도 달라질 것